* 5월 16일에 참여했던 글의 백업입니다.
분명 처음 시작은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다자이는 집무실에 있는 접객용 소파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눈앞에 있는 일거리에 눈을 돌리고 이렇게 딴생각에 빠지게 된 건, 조금 전 다자이와는 다른 업무를 배정받고 밖으로 나간 츄야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늘까지 이것들을 확인하라는 잔소리를 한 귀로 흘려들으면서 설렁설렁 서류를 보고 있던 다자이에게 츄야가, 소파의 등받이 뒤에서 고개를 숙여 그 입가에 자신의 입술을 꾹 누르고는 도망치듯 방 밖을 나갔기 때문이었다.
다자이는 끄응 앓는 소리를 냈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간다고 느끼게 된 건 저번에 얼결에 서로 키스 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물론 그 사고―츄야에겐 사고지만 다자이에게는 의도적인―는 다자이의 도발에 츄야가 발끈하게 되면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 후로 츄야는 다자이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키스를 해오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그동안 그 앞에 막혀있던 어떤 것이 치워진 것처럼.
평소 처리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 츄야에게 짐짝 취급 당하는데엔 익숙한 다자이지만 최근에는 손을 잡고 끌어안길 때 마다 조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그전까진 전혀 의식하지 않은 것들이 의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자이가 이러니 분명 둔하디둔한 츄야도 그럴 것이다.
츄야는 가만 보면 키스를 좋아하고, 손잡기도 좋아한다. 겉보기와는 달리 꽤 낯간지러운 스킨쉽을 좋아하는 편인 건 알았지만…. 알았지만 말이야. 다자이는 매번 츄야의 입술이 가볍게 닿을 때마다 가슴 안쪽을 보송보송한 솜털로 간질이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간질거림은 거기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
무심코 마주친 시선의 끝이나 꽉 맞잡은 두 손바닥 사이에서 불현듯 찾아오기도 했고, 쬐끄만 주제에 단단하게 버티고 서있는 뒷모습이나, 자신을 부르는 다자이의 목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리는 그 얼굴에, 다자이를 보고 느슨하게 풀어지는 입가라던가.
생각하다 보니 억울해졌다. 지금 당장 그 입술에 키스하고 싶은 욕구가 바람에 일어난 먼지처럼 위로 훅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기분은 분명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다자이는 애꿎은 아랫입술을 이로 잘근잘근 씹어대다가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벌떡 일어났다.
“이건 다 츄야가 나빠.”
그러니까, 자신이 조금은 멋대로 굴어도 괜찮을 것이다. 휴대전화 단말을 만지작거리면서, 헛소리하지 말라는 대답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아 다자이는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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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다자 전력 60분 / 주제 : 애정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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