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난데없이 들리는 나른한 한마디에 고개를 돌리면, 거기엔 터질 듯 발갛게 물든 얼굴을 한 츄야가 있었다. 음―. 다자이는 별다른 대꾸 없이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츄야를 상대하는 것보다 안주로 나온 카나페에 집중하는 쪽이 백배 천배는 유익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누군가는 이걸 보고 사랑 고백이 단칼에 거절당했다거나 나를 너무하다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오해라고 말하고 싶었다.지금 여기는 분위기 좋고 술이 맛있는 지하의 단골 술집이고, 츄야는 오늘 마시던 술이 지나치게 맛있었던 나머지 평소의 주량을 훌쩍 넘긴 상태였다. 즉, 저건 술주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정작 츄야는 다자이에게 무시당한 것은 문제도 되지 않는 모양인지, 다자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피실피실 웃더니, 이내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