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여체화(TS)주의!
오래된 먼지 냄새와 쿰쿰한 곰팡이냄새, 그리고 녹슨 쇠의 냄새. 날카롭게 뻗어 나가는 신경과 귀 안쪽으로 울리는 심장 소리가 머리를 아프게 한다.
조금만 늦었어도 밖에 있는 놈들과 마주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을 상황이었다. 창고의 잡동사니들과 함께 구겨져 숨을 삼키고 밖의 기척을 살핀다. 부실한 나무문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언제 들킬지 모르는 긴장감에 목구멍이 바싹 마른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익숙한 체향이 콧속으로 훅 들어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어 츄야는 이를 악물며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뭐가 됐든 무리다. 존나 무리라고. 품 안의 몸으로 신경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본능인 것이다. 그렇게 누구에게 하는지도 모를 변명을 머릿속으로 애써 해야 할 만큼 사실 나카하라 츄야는 지금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다.
“아, 츄야…. 좀…움직이지 말아 줄래? 여기 너무 좁아서, 중심, 잡기가…힘드니까아….”
목소리를 낮춰 소곤소곤 말하는 다자이의 숨이 닿는 귓가가 지나치게 간지럽다. 덕분에 얼굴을 찌푸리게 되지만 그것 말고도 츄야를 간지럽게 만드는 것들은 많았다.
예를 들면 지금 코끝에 닿는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샴푸 냄새라던가, 내 가슴에 닿아 있는 부드러운 가슴이나, 서로 얽혀 있는 다리라든가 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진짜 개 같네….”
이를 악물고 작게 중얼거리면 그런 츄야에게 화답하듯 다자이는 흐응 웃으며 몸을 더 밀착시켜나간다. 판판한 가슴에 보란 듯 뭉개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츄야는 거짓말 좀 보태서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 됐다.
“네놈…!!!”
“어머, 츄야…. 혹시 이런 거로 흥분해?”
슬쩍 허벅지 사이에 무릎을 비벼대고 가느다란 손이 뻔한 의도를 가지고 등허리를 더듬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츄야는 임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이놈을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욕구가 스물스물 올라왔다.
“~~~빨리 끝냈으면, 이럴 일도 없었잖아…!!”
“그치만, 데이터 전송이, 음, 그만큼 걸렸으니까아….”
“미친, 너 지금 어디에 뭘 비비…?!”
“쉬잇, 츄야…. 목소리를 너무 크게 내면, 저쪽이 들어버린다구…?”
입을 막겠다는 심산인지 다자이는 그대로 츄야의 머리를 끌어안아 품 안으로 끌어들이곤 쉬쉬거린다.
시발, 돌겠네.
다자이가 얄미워 가슴에 파묻힌 채 눈을 매섭게 떠보인다.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마주치자마자 피할만한 시선을, 다자이는 익숙하다는 듯 웃으면서 받아넘긴다. 끌어안고 있는 머리를 마치 애완견 만지듯 슬슬 쓰다듬는 게 또 열 받는다.
“…네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으응? 뭐가아?”
짓씹듯 말하는 츄야에게 다자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손가락으로 앙다문 턱선을 천천히 훑으면서 후후 웃는다. 다자이의 웃는 숨이 뺨에 그대로 닿아, 츄야는 간지러움에 몸을 그대로 털어내고 싶은 기분이 됐다.
“츄야가 쬐끄마니까 이런 곳에도 같이 들어올 수 있네. 다른 남자랑 함께였으면 둘 다 숨지도 못했을 텐데.”
웃으면서 말하는 소리에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다른 때 같으면 그런 말을 듣자마자 날려버리겠다 길길이 날뛰었겠지만, 지금은 우선 숨을 죽이고 있어야 할 때니까. 그래도 밖으로 비집고 나오는 화에 씨근거리고 있으면 진정하라는 듯 볼에 입술을 부벼와 반사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이건 절대 품 안에 있는 몸을 끌어안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 그렇고말고.
아, 그런데 정말 이렇게 붙어 있던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오랜만에 닿는 가는 몸이 흥분을 부추긴다. 목덜미와 볼에 닿는 숨이, 곱슬 거리는 머리카락이 간지럽다. 닿아있는 부드럽고 말랑한 몸에 자연스럽게 성감이 오른다.
생각해보니 요즘 둘 다 바빠서 통 마주하질 못했었지. 제대로 집에 들어가서 쉰 것 또한 꽤 전의 일이다. 최근엔 다자이가 츄야에게 장난으로라도 성적으로 치대는 일도 없었다. 그만큼 서로 여유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젠 괜찮다. 데이터는 전부 본부로 전송됐고, 이 다음은 그쪽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그것보다 지금 이 상황을 어찌 타개할까 하는 것이 문제다. 어둡고 작은 공간에 갖혀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지만, 꽤 지난 것 같은데도 밖의 웅성거림이 멈추질 않는다. 다자이라면 절대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테니 데이터가 유출되었단 사실을 저 바보들은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이 몸을 빈틈없이 꽉 끌어안고 싶어지기 전에, 빨리 좀, 꺼졌으면 좋겠는데.
“츄야.”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의 울림에 이 작은 공간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뀐다. 자신이 아닌 바깥에 신경을 쏟고 있는 게 싫다는 듯. 여기를 보라는, 직접적인 명령.
시선을 맞추자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빛 사이로 보이는 다자이의 눈빛이 반짝인다. 말하지 않아도, 스치듯 지나가듯 보기만 해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사이다. 그러니 이렇게 코끝이 스칠듯한 거리에 있는데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할 리가 없다. 게다가 내가 흥분하고 있는데 이놈이 안 그럴 리가 없다는 자신도 있다.
이런 사이를 어떻게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흐릿하게 닿는 숨이 달아 조금 더, 라고 생각하면서 그대로 고개를 들면 바로 입술이 꾹 닿았다. 저항 없이 열리는 입안에 혀를 뻗으면서 손에 닿는 허벅지를 쓰다듬듯 주무르면, 허리에 둘러져 있던 손이 엉덩이를 꽉 쥐는 게 느껴졌다.
뭐 하는 거냐, 라고 눈으로 물으면 다자이에게 입술을 살짝 깨물렸다. 츄야가 하니까 나도 해. 똑같이 눈으로만 대답하면서 다자이가 웃는 다.
이놈은 참아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더 자극을 주면 어쩌잔 거야. 매번 생각하지만 이런 데에선 가식 없이 굴어서 좋긴 하다. 맞닿았다 떨어지는 입술 사이로 작게 쪽 소리가 나서, 그 간질간질한 느낌에 얼굴을 감추듯 다자이를 꽉 끌어안았다.
“…츄야한테서 땀 냄새 나.”
“시끄러워. 그럼 떨어지던가.”
“지금 이 상황에서?”
키득거리면서 작게 웃는 다자이의 목덜미에 코를 대고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에 맞춰 등을 안고 있는 손이 천을 꽉 움켜쥐는 느낌이 들었다.
제발 이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성이 더 희박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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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다자 전력 60분 / 주제 :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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